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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모" 남장 여주 정체가 들키지 않는 이유 (심리학, 설정 분석, 서사 구조)

by aravonda 2025. 3. 27.

K-드라마 연모는 남장한 여성이 왕위에 오르며 벌어지는 로맨스와 정치적 갈등을 다룬 작품이다. 주인공 이휘(박은빈 분)는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쌍둥이 오빠를 대신해 세자로 살아간다. 하지만 주변 인물들은 그녀의 정체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이는 시청자들에게 흥미로운 긴장감을 제공한다. 그렇다면 왜 남장한 여주의 정체가 쉽게 드러나지 않는 걸까? 본 글에서는 연모 속 남장 여주의 정체를 감추는 이유를 심리적 요인, 사회적 배경, 스토리텔링 기법을 중심으로 분석해본다.

 

"연모" 남장 여주 정체가 들키지 않는 이유
"연모" 남장 여주 정체가 들키지 않는 이유

심리적 요인: 기대와 인식의 차이

드라마 속 인물들이 이휘의 정체를 의심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가진 기대와 인식의 차이 때문이다.

고정관념과 성별 기대치

심리학에서 사람들은 기존의 경험과 사회적 통념을 바탕으로 타인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라고 하는데, 이미 "이휘는 남자다"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으면, 그녀의 여성적인 특징을 알아채더라도 이를 무시하거나 합리화하려 한다. 예를 들어, 목소리가 부드럽거나 체구가 가늘어도 "체격이 작은 남성일 뿐"이라고 해석하는 것이다.

권위와 선입견

왕족이나 세자는 평범한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존재다. 일반 신하나 백성들은 감히 세자의 외모를 면밀히 관찰하지 못하고, "왕족은 당연히 남성일 것"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행동한다. 특히 조선 시대처럼 성별 구분이 엄격했던 사회에서는 "여자가 왕위에 오를 수 없다"는 고정관념이 강했기 때문에, 설령 의심스러운 점이 있어도 그것이 현실이라고 믿지 않으려 한다.

집단 동조와 사회적 암묵성

주변 인물이 이휘를 남자로 받아들이는 것은 단순한 착각이 아니라, 집단 동조(Conformity) 때문이기도 하다. 만약 소수의 사람이 의심을 품더라도 다수의 사람들이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개인은 자신의 의심을 접고 집단의 의견에 동조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사회 심리학에서 흔히 발견되는 현상으로, 드라마 속에서 이휘의 정체가 들키지 않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사회적 배경: 조선 시대와 남장 캐릭터의 가능성

이휘가 남장을 유지할 수 있는 또 다른 요인은 당시 사회적 배경과 관련이 있다.

남성 중심의 유교 사회

조선 시대는 엄격한 유교적 가치관이 지배하는 사회였다. 여성은 정치적으로 배제되고, 공적인 자리에서 남성과 어울릴 기회가 적었다. 즉, "세자가 여자일 리 없다"는 믿음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휘가 남성이라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복식과 외형적 특징

조선 시대의 남성들은 넉넉한 도포와 갓을 착용했다. 이러한 복장은 체형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여성과 남성의 외형적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또한, 왕족이나 고위 관료들은 얼굴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기회가 적고, 예의를 지키기 위해 일정한 거리를 두고 대화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남장한 여성이 정체를 감추기에 유리한 환경이었다.

여성의 사회적 위치

여성이 정치적 활동을 할 수 없었던 시대에는 "여성이 권력을 쥐고 있다"는 개념 자체가 상상하기 어려웠다. 심리적으로도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데, 이를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라고 한다. 즉, 누군가 "세자가 여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더라도, 사회적 상식과 맞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그런 의심을 부정하게 되는 것이다.

스토리텔링 기법: 극적 긴장감과 캐릭터의 설득력

드라마에서 남장 여주가 정체를 들키지 않는 것은 단순한 개연성의 문제가 아니라, 극적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한 스토리텔링 기법이기도 하다.

시청자의 시점 조절

드라마 속에서는 시청자가 이휘의 비밀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하지만 극 중 인물들은 이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언제 정체가 들킬까?"라는 긴장감을 느낀다. 이는 서사적 몰입도를 높이는 중요한 장치다.

캐릭터의 연기와 행동 패턴

이휘를 연기하는 배우 박은빈은 남성적인 말투와 몸짓을 연습하여 캐릭터의 설득력을 높였다. 이러한 연기적 요소는 극 중 인물들이 그녀를 남성으로 믿게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로맨스와 정체성 갈등의 활용

남장 여주 설정은 로맨스 장르에서 자주 사용되는 서사 장치다. 상대 남성이 그녀의 정체를 모른 채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감정적 갈등을 극대화하고,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 강한 드라마틱 효과를 만든다. 연모에서도 이런 요소를 활용하여 감정적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결론: 정체를 감추는 것은 가능하다

연모의 남장 여주가 정체를 감출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한 개연성의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 요인, 사회적 배경, 서사 기법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보고, 사회적 통념이 강할수록 예상하지 못한 가능성을 부정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조선 시대의 복식과 문화적 배경이 이휘의 정체를 숨기는 데 유리한 환경을 제공했다. 무엇보다도, 드라마의 극적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한 연출적 요소가 결합되면서 이러한 설정이 더욱 설득력 있게 작동한다.

결국, 연모는 단순한 남장 여주 설정을 넘어, 정체성과 권력의 문제를 탐구하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무료 이미지 출처: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