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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 학폭 복수극의 심리학 (피해자 심리, 가해자 특성, 복수 효과 분석)

by aravonda 2025. 3. 24.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는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오랜 시간에 걸쳐 가해자들에게 복수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강렬한 서사와 심리적 깊이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드라마는 단순한 복수극을 넘어, 피해자의 심리적 변화와 가해자의 심리적 특성을 면밀히 조명하며 학폭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본 글에서는 더 글로리의 복수 서사가 심리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분석하고, 피해자와 가해자의 심리적 특징을 살펴본 후, 복수의 심리적 효과와 한계를 논의하고자 한다.

더 글로리 분석
더 글로리 분석

학폭 피해자의 심리 변화와 복수의 동기

학교 폭력 피해자는 극심한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겪으며, 이는 단순한 상처를 넘어 성격 형성과 삶의 방향성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더 글로리의 주인공 문동은은 학창 시절 잔혹한 폭력을 당한 후, 자신의 인생을 복수를 위해 재설계한다. 이는 트라우마가 개인의 행동 양식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문동은의 복수는 외상 후 성장(Post-Traumatic Growth, PTG)과 관련이 있다. 심각한 트라우마를 경험한 후, 어떤 사람들은 극도의 우울과 불안 속에서 무너지는 반면, 일부는 이를 계기로 더욱 강한 자아를 형성하고 성장해 나간다. 문동은은 후자의 경우로 볼 수 있으며, 자신의 고통을 단순한 상처로 남겨두지 않고 강력한 동기로 전환하였다. 이는 인간이 겪는 트라우마가 반드시 부정적인 결과만을 초래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또한, 문동은은 지속적인 억압과 무력감 속에서 자신이 가해자들에게 직접적인 제재를 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철저한 계획을 세워 간접적으로 그들을 무너뜨리는 방식을 선택한다. 이러한 행동은 배상 욕구(Need for Compensation)와 관련이 있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배상 욕구란, 과거의 상처를 복구하고자 하는 강한 충동으로, 문동은이 자신의 삶을 철저히 복수를 위해 살아가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가해자의 심리적 특징과 행동 패턴

더 글로리에서 가해자들은 명확한 권력 관계 속에서 피해자를 지배하며, 성인이 된 후에도 죄책감 없이 살아간다. 이러한 태도는 심리학적으로 반사회적 성격장애(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 ASPD) 혹은 어두운 성격 특성(Dark Triad)과 관련이 있다.

대표적인 가해자인 박연진은 나르시시즘(Narcissism)마키아벨리즘(Machiavellianism)을 동시에 보여준다. 그녀는 자신이 저지른 폭력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며, 오히려 자신의 성공과 행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전형적인 자기애적 성격의 특징이다. 또한, 다른 사람을 조종하고 자신의 목적을 위해 거짓말을 서슴지 않는 모습에서 마키아벨리즘적 성향이 드러난다.

가해자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거나 축소시키려는 경향이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라고 설명하는데, 이는 개인이 자신의 행동과 도덕적 신념 사이에서 갈등을 느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심리적 기제다. 박연진과 그 일당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학폭을 "장난"이나 "어릴 때의 실수"로 치부하며 죄책감을 회피하려 한다.

또한, 가해자들은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억압하고 조롱하면서 우월감(Superiority Complex)을 유지하려 한다. 이는 심리적 방어기제 중 하나로, 자기 불안을 감추기 위해 타인을 깎아내리는 방식이다. 박연진이 성인이 된 후에도 문동은을 하찮게 여기려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복수의 심리적 효과와 한계

복수는 일시적으로 만족감을 줄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심리적 안정을 가져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더 글로리에서도 문동은은 가해자들을 무너뜨리면서도 내면적으로 공허함과 갈등을 경험한다. 이는 복수가 분노의 해소(Catharsis)와 연결되지만, 동시에 공허함(Emotional Void)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심리학적으로 복수의 효과는 보상 기대(Reward Expectancy)와 관련이 있다. 사람들은 복수를 하면 심리적으로 해방감을 느낄 것이라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복수를 완수한 후에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복수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동은 역시 가해자들을 파멸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해방감을 느끼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복수는 지속적인 증오와 집착을 동반하기 때문에, 피해자가 스스로의 삶을 회복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심리학자들은 피해자가 건강한 삶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복수보다는 용서와 자기 회복(Self-Healing)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물론, 더 글로리는 극적인 서사 구조를 위해 복수를 중심으로 전개되었지만, 현실에서는 복수보다는 내면의 치유가 더욱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 글로리는 단순한 학폭 복수극이 아니라, 피해자의 심리적 성장과 가해자의 심리 구조를 심도 있게 탐구하는 작품이다. 문동은은 복수를 통해 일시적인 해방감을 얻었지만, 진정한 치유는 복수 이후에야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무료 이미지 출처: Pixabay]